1798년 영국 해군 장교 존 헌터가 호주에서 발견한 기묘한 생물은 유럽 과학자들에게 사기로 치부될 만큼 충격적이었습니다. 비버의 꼬리와 오리 주둥이를 가진 이 동물은 포유류와 파충류의 경계를 허무는 존재였으며, 현재까지도 진화생물학의 가장 흥미로운 연구 대상으로 남아 있습니다.알을 낳는 포유류, 단공류 분류의 비밀오리너구리가 속한 단공류는 포유류 진화 과정에서 약 1억 6천6백만 년 전 분기되어 나온 매우 특수한 계통입니다. 약 3억 4천만 년 전 고대 양서류가 육지로 진출하면서 양막이라는 껍질로 둘러싸인 알을 낳기 시작했고, 페름기에 이궁류인 파충류·조류와 단궁류로 분화되었습니다. 1억 4천8백만 년 전쯤 단궁류에서 현재 포유류가 갈라져 나왔지만, 오리너구리를 포함한 단공류는 알을 낳는 습성을 유지한..
까마귀를 두고 '건망증이 심하다'는 옛말은 이제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현대 과학은 까마귀를 높은 지능의 소유자로 재평가하고 있으며, 이들의 인지 능력은 일부 영장류와 견줄 만한 수준임이 밝혀졌습니다. 과연 까마귀는 얼마나 똑똑하며, 어떤 진화적 메커니즘이 이들을 특별하게 만들었을까요? 오늘은 까마귀의 놀라운 지능과 그 비밀을 과학적으로 파헤쳐보겠습니다.까마귀의 도구 사용 능력과 문제 해결 지능1996년 오클랜드 대학교의 생물학자 케빈 헌트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는 학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조류인 까마귀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당시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었습니다. 1970년대 침팬지의 도구 사용도 반신반의했던 시대였기에, 날아다니는 새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얼토당토않게 여겨졌습니다.그..
지구상에서 가장 기묘한 생명체를 꼽으라면 단연 문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눈 깜짝할 새 색을 바꾸고 피부 질감까지 변화시키는 위장술, 그리고 무척추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도구를 사용하고 인간을 식별하는 놀라운 지능까지 갖춘 문어는 진화의 가장 독특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문어가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갖추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지능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피부로 세상을 보는 문어의 위장 메커니즘문어의 가장 놀라운 능력은 단연 변장술입니다. 파충류인 카멜레온이 호르몬을 분비해 약 20초 정도의 시간을 들여 색을 변화시키는 반면, 문어는 정말 눈 깜짝할 새 색을 변화시키고 심지어 피부의 질감마저 바꿀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문어의 피부 구조에서 비롯됩니다.문어의 피부를 자세히 ..
전 세계 6억 마리에 달하는 집고양이는 어디서 왔을까요? 개가 1만 8천 년 전 야생 늑대로부터 길들여진 것과 달리, 고양이의 가축화 역사는 최근까지도 논쟁의 대상이었습니다. 이집트 벽화 속 신비로운 존재에서 현대의 반려동물까지,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하게 된 과정은 단순한 길들임이 아닌 상호 이익에 기반한 공생의 역사입니다. 오늘은 고양이의 기원과 전 세계로 퍼져나간 과정을 과학적 증거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단일 기원종, 아프리카 들고양이의 비밀들고양이로부터 분화된 5개의 아종 중에서 현재 우리 곁에 있는 집고양이는 놀랍게도 단 하나의 종으로부터 가축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사막 고양이라고 불리는 아프리카 들고양이입니다. 이는 개가 여러 지역의 다양한 늑대 종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가축화된 것과는 완전히 ..
인간의 가장 오랜 친구로 불리는 개는 품종에 따라 크기와 생김새가 매우 다양하지만, 놀랍게도 생물학적으로는 모두 카니스 루푸스라는 단 하나의 종에 속합니다. 치와와부터 그레이트데인까지 3배 이상의 크기 차이를 보이는 이들이 어떻게 같은 종이 되었는지, 그리고 늑대에서 개로의 전환은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과학적 탐구는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입니다.늑대 길들이기의 두 가지 가설과 시기 논쟁개의 기원에 관한 연구는 1978년 사이먼 데이비스 교수가 이스라엘 지역에서 개와 사람이 함께 묻혀 있는 만 2천 년 전의 유골을 발견하면서 본격화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개가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신석기시대부터 가축화되었다는 주장이 우세했습니다. 2011년 로버트 박사가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발견한 9천 년 전..
코끼리는 현존하는 육상 동물 중 가장 거대한 존재이자, 인간과 오랜 역사를 함께해 온 동물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6천만 년이라는 장구한 시간 동안 코끼리의 조상들은 어떤 환경 변화를 겪었고, 왜 거대한 몸집과 긴 코를 갖게 되었을까요? 오늘은 장비목 동물의 놀라운 진화 과정을 통해 생명체가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장비목의 기원과 초기 진화 과정2009년 파리 고생물학 연구센터의 엠마누엘 박사가 모로코 우울드 앞돌 분지에서 발견한 에리테리움(Eritherium)은 약 6천만 년 전에 살았던 가장 오래된 코끼리의 친척입니다. 이 초기 장비목 동물은 어깨 높이가 겨우 20cm, 몸무게는 5~6kg에 불과했으며, 긴 코도 상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