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만큼이나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심해. 그곳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구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생물이 있습니다. 바로 심해 어류 생물량의 65%를 차지하는 샛비늘치과, 영어로는 랜턴피시입니다. 이 작은 물고기들은 몸에서 빛을 내는 발광포를 지니고 있으며, 전 세계 바다 곳곳에 무려 246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심해어에 불과해 보이지만, 이들은 연간 16억 5천만 톤의 탄소를 심해로 격리시키며 지구 온난화를 막는 숨은 영웅입니다.심해 산란층의 발견과 랜턴피시의 정체1941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샌디에이고 주변 해역에서 훈련 중이던 미 해군은 음파탐지기를 통해 기이한 현상을 목격했습니다. 줄에 납을 매달아 측정한 수심은 약 3,000m였으나, 음파탐지기에는 100..
2001년 인도양 심해 카이레이 열수 분출공에서 발견된 비늘발달팽이는 지구상 유일하게 철로 구성된 외피 구조를 지닌 생명체입니다. 수심 2,700m, 270 기압, 섭씨 400도의 블랙 스모커가 분출되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 달팽이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진화의 경이로움을 보여줍니다. 5억 4천만 년 전 캄브리아기부터 이어진 유전자를 간직한 채, 세균과의 공생으로 먹이 없이도 생명을 유지하는 비늘발달팽이의 비밀을 탐구합니다.철갑옷 구조: 3층 방어 시스템과 나노 기술의 결정체비늘발달팽이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바로 철 성분으로 구성된 철갑옷입니다. 2003년 스웨덴 자연사 박물관의 안드레스 워렌 교수팀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이 철갑옷은 정교한 3층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바깥층은 황화철 결정이 박..
지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생물 중 하나였던 삼엽충은 캄브리아기부터 페름기까지 무려 3억 년간 지구 전역의 바다를 지배했습니다. 2만 종 이상의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번성했던 이들은 어떻게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을까요? 단 한 번의 재앙이 아닌, 세 차례에 걸친 대멸종 사건을 통해 삼엽충이 걸어간 멸종의 길을 살펴보겠습니다.3억 년 번성: 삼엽충의 놀라운 생존 전략5억 4천만 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 지구의 바다에 처음 등장한 삼엽충은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종으로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생물 분류 기준에서 '강'에 속하는 거대한 분류군입니다. 삼엽충 강에는 2만 종 이상이 포함되어 있으며, 몸을 세로로 나눴을 때 가운데 주엽과 양옆의 측엽까지 총 3개로 나뉜다고 하여 삼엽충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
1974년 에티오피아 하다르 유적지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루시'는 인류 진화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비틀즈의 '루시 인 더 스카이 위드 다이아몬즈'에서 이름을 따온 이 330만 년 전 화석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특징들이 어떤 순서로 진화했는지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습니다.두 발 걷기: 큰 두뇌보다 먼저 진화한 인간의 특징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인간만이 지닌 특징으로 두 발로 걷는 능력, 도구를 만드는 능력, 신체에 비해 큰 두뇌, 도구로 음식을 가공해 먹는 자가 지체화를 꼽았습니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고인류학자들은 인류 진화 과정에서 큰 두뇌가 가장 먼저 나타났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우수한 두뇌는 인간을 상징하는 가장 큰 징표였고, 초..
아프리카 사바나를 떠올릴 때 우리는 사자를 최상위 포식자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점박이하이에나가 생태계의 진정한 지배자일 수 있습니다. 비겁하고 더러운 청소부라는 오랜 편견 속에 가려져 있던 이들의 실체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점박이하이에나의 뛰어난 사냥 능력과 독특한 모계 중심 사회 구조, 그리고 영장류에 견줄 만한 사회적 지능까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여 살펴보겠습니다.사자를 능가하는 점박이하이에나의 사냥능력현존하는 하이에나는 총 네 종으로 점박이하이에나, 줄무늬하이에나, 갈색하이에나, 그리고 땅늑대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이에나를 늑대와 닮았다고 생각하여 갯과 동물로 착각하는데, 18세기 초 독일의 수학자였던 피터 콜베가 이들을 호랑이 늑대라고..
2006년 캐나다 색스 하버에서 발견된 한 마리의 곰은 생물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북극곰의 흰 털을 가졌지만 회색곰의 얼굴 특징을 지닌 이 곰은 DNA 분석 결과 두 종의 잡종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후 2010년부터 2014년 사이 여섯 마리 이상의 잡종 곰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과학자들은 북극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물학적 변화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롤라 베어의 등장 배경과 그것이 시사하는 진화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기후변화가 만든 새로운 만남의 장2006년 사냥꾼 짐 마텔이 캐나다 북쪽 색스 하버에서 사냥한 곰은 캐나다 야생동물 보호 부문을 곤란에 빠뜨렸습니다. 긴 발톱과 혹처럼 굽은 등, 짧은 주둥이와 솟은 어깨는 회색곰의 특징이었지만 털 색깔은 북극곰이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