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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7년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관리가 아프리카 희망봉 인근에서 발견한 기묘한 새, 뱀잡이수리는 긴 다리와 독특한 외형으로 박물학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 새는 독사의 독에 면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시력과 민첩한 움직임, 그리고 강력한 발차기로 맹독을 지닌 독사까지 사냥하는 놀라운 포식자입니다. 현재는 서식지 파편화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 보전 노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뱀잡이수리
뱀잡이수리

뱀잡이수리의 발차기 사냥법과 위력

뱀잡이수리는 다른 맹금류와 달리 하루 종일 땅 위를 걸어 다니며 사냥하는 독특한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폭이 2.1m에 달하는 멋진 날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비행 대신 하루에 20에서 30km에 달하는 거리를 걷는 것을 선호합니다. 다른 맹금류보다 다리는 긴 반면 발가락이 상당히 짧아 나무를 붙잡는 것보다 땅 위를 걷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뱀잡이수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발차기입니다. 2016년 런던대학교의 연구팀이 수컷 뱀잡이수리인 마델린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놀라운 결과가 밝혀졌습니다. 인조잔디 아래 센서를 숨겨 놓은 뒤 그 위에 모형 뱀을 올려놓고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 마델린이 발차기로 가한 힘은 평균적으로 195N 정도로 마델린의 몸무게에 약 다섯 배에 달했습니다. 이는 보도 블록 한 장이 성인 남성의 허리 높이에서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충격량입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발차기의 속도입니다.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속도보다 열 배나 빠른 10에서 15ms 만에 정밀 타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날쌘 독사라도 뱀잡이수리의 발차기를 피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발차기 능력은 뱀잡이수리가 다른 맹금류들이 따라 할 수 없는 독보적인 사냥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핵심 무기입니다.

측정 항목 수치 비교
발차기 힘 평균 195N 몸무게의 약 5배
발차기 속도 10~15ms 눈 깜빡임의 1/10
충격량 - 보도블록이 허리 높이에서 떨어지는 것과 유사

뱀잡이수리는 이 강력한 발차기로 뱀의 머리를 정확하게 공격하며, 뱀이 상체를 일으켜 반격하려 할 때는 날개를 펼쳐 방패로 사용합니다. 날개새는 신경도 혈관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뱀이 날개를 공격해 봤자 헛수고입니다. 게다가 뱀잡이수리의 키가 워낙 큰 탓에 뱀이 날개 근육을 문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방어와 공격 전략은 뱀잡이수리를 독사 사냥의 전문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독사 사냥 능력과 면역 체계의 비밀

학자들은 뱀잡이수리가 뱀을 기가 막히게 잘 잡는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심지어는 살무사나 코브라, 맘바 등 무시무시한 맹독을 지닌 독사들마저 어렵지 않게 사냥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1.5에서 1.8m에 달하는 큰 뱀도 쉽게 사냥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정말 놀라운 점은 뱀잡이수리는 독사의 독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래전부터 이들이 뱀 독에 면역이 없을 거라는 추측은 있었지만, 꽤 최근인 2022년이 되어서야 무자파 알리칸 박사가 뱀잡이수리의 혈액을 분석해 이들이 뱀 독에 면역이 없음을 완전히 증명했습니다. 매나 수리, 심지어 공작새 등 독사를 잡아먹는 새들 모두 뱀 독에 면역이 전혀 없었습니다. 반면 몽구스나 벌꿀 오소리 등 뱀을 잡아먹는 포유류들은 모두 독에 어느 정도 면역이 있었습니다.

칸 박사는 이에 대해 조류의 깃털과 발의 비늘이 뱀의 독니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좋은 시력과 날렵한 몸동작, 높은 지능 등이 복합적으로 뱀 사냥에 이점을 제공했고, 이 덕분에 굳이 독에 면역이 없더라도 괜찮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땅에서 뱀과 뒤엉켜 싸울 일이 많은 포유류들은 뱀 독에 면역을 갖추는 편이 더 유리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매나 수리, 공작의 경우 칸 박사의 설명처럼 뱀의 공격을 민첩하게 피하고 발톱으로 움켜쥐거나 부리로 쪼아 뱀의 약점인 머리를 정확하게 공격합니다.

뱀잡이수리라고 해서 뱀만 잡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이들은 강력한 발차기로 제압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사냥합니다. 19세기 중반 르 발리앙이 사냥한 뱀잡이수리의 위에서는 약 15에서 20cm 정도 되는 도마뱀 11마리, 90cm에 달하는 뱀 세 마리, 어린 땅거북 11마리, 메뚜기를 비롯한 곤충류의 잔해가 나왔습니다. 뱀잡이수리 펠릿에 대한 오래된 연구들을 살펴보면 의외로 곤충과 거미, 전갈 같은 절지동물 또는 설치류 등이 자주 발견되고 뱀의 흔적은 생각보다 드물었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도 1,000개가 넘는 뱀잡이수리의 먹이 흔적을 연구한 결과 이 중 메뚜기, 딱정벌레, 거미가 87%, 쥐와 다람쥐 등 설치류가 3.9%, 도마뱀이 3.3%, 조류가 1.8%로 뱀이 차지하는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3년 발견된 뱀잡이수리 사체를 해부해 본 결과 큰 메뚜기 11마리와 함께 18에서 70cm에 달하는 뱀 여덟 마리가 한 번에 발견됐습니다. 결국 뱀잡이수리는 초원을 어슬렁거리며 뱀을 비롯한 눈에 띄는 거의 모든 생물을 사냥하는 포식자에 가까운 셈입니다.

멸종 위기와 보전 노력의 현주소

생김새가 우아하고 위엄 넘쳤기 때문에 뱀잡이수리는 아프리카 현지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전통적으로 하늘과 사람을 이어주는 전령, 악령을 쫓는 영험한 존재, 꽤 쉽게 넘어가지 않는 영리한 새로 여겨졌습니다. 무엇보다 메뚜기, 전갈, 쥐, 독사 등 해롭고 위험한 동물들을 곧잘 잡아먹었으니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들을 싫어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이들을 길들여 집 마당에 풀어 놓고 길렀다고 합니다.

유럽 열강들이 식민지에서 야생동물 사냥을 즐기던 때라 뱀잡이수리도 표적이 되곤 했지만, 워낙 몸이 날렵해 총으로 사냥하는 게 쉽지 않았고 남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서 이 새가 해로운 동물을 잡아먹는다는 것을 근거로 사냥을 금지시켰습니다. 현지인과 유럽인들 모두 이 금기를 꽤 잘 지켰기 때문에 뱀잡이수리는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1974년 트란스발 공화국에 서식하는 맹금류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도 뱀잡이수리는 큰 보호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종으로 분류됐습니다.

그러나 현재 뱀잡이수리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2016년 국제 자연 보전 연맹은 뱀잡이수리를 멸종 위기 취약종으로 지정했습니다. 넓은 영역을 걸어 다니며 활동하는 이들에게 도로와 농경지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편화는 치명적이었습니다. 뱀잡이수리가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줄어들었고, 곳곳에 들어선 농장 울타리에 발이 걸리거나 자동차에 치이거나 전기줄과 충돌해 감전되어 죽는 일도 빈번해졌습니다.

결국 뱀잡이수리의 보전 등급은 2020년 취약에서 위기로 상향됐습니다. 상황은 현재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프리토리아 대학교에서 맹금류를 연구하는 위슬러 구시를 비롯한 연구팀은 아프리카 일부 구역에서 뱀잡이수리 개체수가 80% 이상 감소했으며, 뱀잡이수리를 멸종 직전 단계인 위급종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연도 보전 등급 주요 위협 요인
1974년 보호 조치 불필요 상대적으로 안전
2016년 멸종 위기 취약종 서식지 파편화 시작
2020년 위기종 개체수 80% 이상 감소
현재 위급종 분류 제안 도로 개발, 농장 울타리, 전기줄 감전

서식지 파편화와 먹이 부족은 대부분의 야생 동물들이 겪는 문제지만, 특히 뱀잡이수리처럼 오래 살고 천적이 없는 동물들은 한 번에 낳는 알의 수가 매우 적고 성장과 생존에 많은 자원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위험 요인이 지속될 경우 뱀잡이수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완전히 자취를 감출 수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많은 연구자들과 보전 기관 등에서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위치 추적기를 부착해 이동 경로를 분석하고 기후 변화가 이들의 번식 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한편, 지역 주민들과 협력해 뱀잡이수리에게 안전한 서식지를 확보해 주고 이들이 충분한 먹이를 얻을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뱀잡이수리는 독에 면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신체 능력과 강력한 발차기로 독사를 포함한 다양한 먹이를 사냥하는 놀라운 포식자입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편화는 이들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부디 현재 진행 중인 보전 노력들이 값진 결실로 이어져 미래 세대들도 이들의 신비로운 모습과 경이로운 발차기를 기록이 아닌 현실에서 마주하며 감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뱀잡이수리는 왜 뱀 독에 면역이 없는데도 독사를 사냥할 수 있나요?
A. 뱀잡이수리는 뱀 독에 면역이 없지만, 깃털과 발의 비늘이 독니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뛰어난 시력과 민첩한 움직임, 높은 지능으로 뱀의 공격을 피하며 정확하게 머리를 공격합니다. 특히 10에서 15ms의 초고속 발차기로 평균 195N의 힘을 가해 뱀이 반격할 틈도 주지 않습니다. 또한 날개를 방패로 사용해 뱀의 반격을 막을 수 있습니다.

Q. 뱀잡이수리의 주요 먹이는 무엇인가요?
A. 뱀잡이수리는 이름과 달리 뱀만 먹지 않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메뚜기, 딱정벌레, 거미 같은 절지동물이 87%로 가장 많고, 설치류 3.9%, 도마뱀 3.3%, 조류 1.8%, 뱀은 1% 미만입니다. 그러나 한 번에 뱀 여덟 마리를 먹은 사례도 있어, 이들은 초원에서 눈에 띄는 거의 모든 생물을 사냥하는 다재다능한 포식자입니다.

Q. 뱀잡이수리가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뱀잡이수리는 하루 20에서 30km를 걸어 다니며 넓은 영역에서 활동하는데, 도로와 농경지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편화가 치명적인 위협이 됩니다. 농장 울타리에 발이 걸리거나 자동차에 치이고, 전기줄과 충돌해 감전되는 사고가 빈번합니다. 아프리카 일부 구역에서는 개체수가 80% 이상 감소했으며, 2020년 취약종에서 위기종으로 상향되었고 현재 위급종 분류가 제안된 상태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yAdAaP6Xf80&t=15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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