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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역사상 최강의 포식자로 군림했던 메갈로돈은 16에서 21m에 달하는 몸길이와 50톤이 넘는 몸무게, 그리고 18만 뉴턴에 달하는 경이적인 치악력으로 신생대 바다를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압도적이었던 거대 상어는 약 260만 년 전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최근 고생물학계의 연구는 메갈로돈 멸종의 진짜 원인이 단순한 기후 변화가 아닌, 생태계 전반의 복합적 변화였음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메갈로돈
메갈로돈

메갈로돈의 지배력과 경쟁자 등장

1,600만 년 전에 등장한 메갈로돈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화석이 발견될 만큼 지구 바다 전체를 주름잡았던 사냥꾼이었습니다. 15cm에 달하는 이빨 하나의 길이는 성인 남자의 손을 덮을 정도였으며, 족히 사람 5명은 들어갈 수준의 거대한 입과 톱니 형태의 무시무시한 이빨로 대형 고래들을 순식간에 물어뜯어 사냥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3만에서 5만 뉴턴, 데이노수쿠스의 10만여 톤 무는 힘조차 범접할 수 없는 18만 뉴턴의 치악력은 1톤 트럭 18대가 짓누르는 수준으로, 메갈로돈을 신생대 최강의 해양 포식자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절대 강자에게도 위협이 나타났습니다. 마이오세 중반에 등장한 거대 향유고래 리비아탄은 몸길이 17m에 최대 30cm에 달하는 이빨로 무장한 바다의 헐크였습니다. 현재의 향유고래들이 중소형 물고기나 문어, 오징어를 먹는 것과 달리 리비아탄은 강력한 이빨로 중대형 고래들을 물어뜯어 사냥했습니다. 메갈로돈은 리비아탄뿐만 아니라 마이오세 후기에 등장한 현재 백상아리의 조상 카르카로돈 후벨리와도 먹이 경쟁을 벌여야 했습니다. 2017년 알베르토 콜라레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메갈로돈이 어린 나 같은 작은 고래를 즐겨 먹었는데, 이런 소형 고래 화석에서 카르카로클레스 후배네의 발자국도 자주 발견된다고 합니다. 이는 메갈로돈이 대형 육식 고래들과 백상아리 조상들 사이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였음을 의미합니다.

먹이 부족과 생태계 붕괴

메갈로돈의 멸종을 결정적으로 촉발한 요인은 바로 먹이 부족이었습니다. 거대한 체구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평균 1000kg이 넘는 고기를 먹어야 했던 메갈로돈에게 먹잇감의 감소는 치명적이었습니다. 플라이오세가 끝나는 260만 년 전쯤, 지구에 빙하기가 시작되면서 지구 표면의 30%가 빙하로 덮였고 바다의 수온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1994년 고생물학자 그레이 모건 박사와 1996년 해양 생물학자 피터 클림리 박사는 당시 메갈로돈의 주 먹잇감이었던 고래들이 두터운 지방층을 앞세워 온도가 낮은 극지로 이동했고, 그 결과 메갈로돈이 먹이 부족으로 멸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카타리나 팜 엔터 박사는 메갈로돈이 27도의 온수를 좋아하지만 수온이 12도인 곳에서도 종종 화석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근거로, 메갈로돈이 낮은 수온에서도 잘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메갈로돈은 거대한 몸뚱이 덕분에 체표 면적이 작아 저절로 체온이 유지되는 겁온성 동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오늘날 백상어 속 상어 계통들이 온열 동물이라 수온이 낮은 지역에서 잘 살아가는 것처럼 메갈로돈도 저온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진짜 문제는 먹이 자체의 절대량 감소였습니다. 당시 규조류의 다양성이 급격히 줄면서 이를 먹던 동물 플랑크톤인 크릴의 개체수가 감소했고, 크릴을 먹던 소형 고래들이 먹이 부족으로 멸종의 길을 걸었습니다. 육식 중이었던 고래의 종수가 무려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2017년 네이처에 실린 카탈리나 파멘토 박사의 후속 연구에 따르면 약 3백만 년 전쯤 해양 포유류의 55%, 바닷새의 35%, 상어의 9%, 바다거북의 43%가 사라지는 등 당시 대형 해양동물 종의 36%가 멸종했습니다. 바다 전체의 절대적인 생물량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메갈로돈처럼 큰 녀석들은 식량 창고의 식량 자체가 부족해져 아무리 사냥을 잘해도 큰 몸집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메갈로돈 멸종과 고래 진화의 시작

메갈로돈의 멸종은 역설적이게도 새로운 진화의 장을 열었습니다. 메갈로돈이 사라지고 바다의 패권이 백상아리와 범고래에게 넘어갔지만, 이들은 당시 8에서 9미터나 되는 중대형 고래를 잡아먹기엔 체구가 너무 작았습니다. 백상아리나 범고래 같은 작은 육식성 동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양만 먹어도 충분히 생존이 가능했고, 메갈로돈보다 민첩해서 작은 물고기들을 잽싸게 사냥하며 보다 생존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고생물학계에서는 메갈로돈의 멸종 원인을 기후 변화보다는 경쟁자의 등장과 먹이 부족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메갈로돈이 사라진 후 당시 10미터쯤 됐던 고래들은 자신을 위협하는 포식자가 사라지면서 몸집이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점차 규조류의 다양성이 다시금 증가하면서 고래의 먹잇감이 더욱 넉넉해졌고, 결과적으로 일부 고래들에게 몸집이 커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실제로 25m까지 자라는 흰수염고래가 등장한 시기는 약 200만 년 전으로 메갈로돈 같은 대형 육식 상어가 사라진 시기와 정확히 맞물려 있습니다. 이는 메갈로돈의 멸종이 대형 고래들이 포식자 위협에서 벗어나 몸집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음을 보여줍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일부 고생물학자들이 수백만 년 후에는 지금의 백상아리들이 거대한 고래를 잡아먹기 위해 과거의 메갈로돈처럼 거대해질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현재 백상아리는 플라이오세의 조상들보다 1m 정도 더 커졌습니다. 과연 수백, 수천만 년 후 미래의 바다에 새로운 메갈로돈이 헤엄치고 있을까요? 과학은 이렇게 우리에게 재미있는 상상을 던져주기에 매력적입니다.

메갈로돈의 멸종은 단순한 기후 변화가 아닌, 리비아탄과 카르카로돈 후벨리 같은 경쟁자의 등장과 생태계 전반의 먹이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이 멸종은 대형 고래의 진화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흰수염고래 같은 거대 고래의 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역사상 최강의 상어 멸종 이야기는 생태계의 균형과 진화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훈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5AgBxdrsc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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