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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년 전 북아메리카 대륙에는 현대 비버보다 훨씬 거대한 카스토로이데스가 살았습니다. 몸길이 2.2m, 몸무게 100kg을 넘는 이 거대 설치류는 어떤 생태적 특징을 가졌으며, 왜 사라지게 되었을까요?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현생 비버와의 결정적 차이점을 통해 생존과 멸종을 가르는 진화적 전략을 살펴봅니다.

카스토로이데스의 발견과 댐 건설 논쟁
1837년 미국 오하이오주의 의사이자 과학자였던 사무엘 드레스는 뇌시 포트 지역 주변 습지에서 거대한 두개골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1년 뒤 고고학자 존 L. 포스터는 이 화석을 보고 비버와 꼭 닮은 동물이라고 생각해 라틴어로 비버란 뜻이 담긴 카스토르를 거쳐 '카스토로이데스 오하이오엔시스'라는 학명을 부여했습니다. 현생 비버와 비교했을 때 그 크기는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앞니 길이만 무려 15cm에 달했으며, 몸길이는 최대 2.2m, 몸무게는 100kg이 넘는 개체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거의 농구 선수와 맞먹는 체격이죠. 카스토로이데스의 꼬리 너비는 약 12cm로 현생 비버보다는 상대적으로 얇고 가늘었지만, 화석이 발견된 지역이 습지였다는 점과 넓고 큰 뒷발과 물갈퀴 등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들은 비버와 마찬가지로 반수생 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과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은 바로 댐 건설 여부였습니다. 발견 초기 일각에서는 카스토로이데스의 뇌 크기가 몸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기 때문에 비버처럼 댐을 건설할 수준의 지능은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905년 오하이오주 녹스빌에서 카스토로이데스의 두개골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흥미롭게도 이 화석이 발견된 곳은 마치 비버가 만든 댐처럼 보이는 높이 1.2m, 지름 2.4m의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둥지였습니다. 이 발견을 근거로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카스토로이데스 역시 비버처럼 나무를 쓰러뜨리고 나뭇가지들을 모아 댐을 만들었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생 비버가 만든 댐 중에는 그 길이가 최대 850m에 달하는 것도 있는데, 과거 이렇게나 거대했던 고대 비버가 댐을 건설했다면 그 크기는 얼마나 컸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 구분 | 카스토로이데스 | 현생 비버 |
|---|---|---|
| 몸길이 | 최대 2.2m | 약 1m |
| 몸무게 | 100kg 이상 | 15-30kg |
| 앞니 길이 | 15cm | 5cm 내외 |
| 주요 식단 | 수련 등 수생식물 | 나무껍질, 수생식물 |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965년 미국의 저명한 고생물학자 로벤 스커트는 현생 비버 앞니의 끝은 마치 가느다란 끌처럼 생겨 나무를 효율적으로 자를 수 있는 반면, 카스토로이데스의 앞니에서는 이런 구조가 전혀 관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이들은 나무를 잘라 내지 못했고 따라서 댐을 지을 수 없었다는 주장이었죠. 이어 앞니의 각도로 봤을 때 나무를 자르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 또 이들이 살았던 플라이스토세의 나무 화석 중에서는 카스토로이데스 앞니의 모양이나 각도와 일치하는 절단 흔적이 한 번도 관찰되지 않았다는 주장 등이 제기되었습니다.
과학적 분석을 통한 멸종 원인 규명
2000년대 들어서도 댐 건설 논쟁은 계속되었습니다. 캐나다 자연사 박물관의 나탈리아 리친스키 박사는 비버과가 약 4천만 년 전 땅을 파고 사는 설치류들 사이에서 처음 나타났고, 약 2천4백만 년 전 나무를 먹는 공통 조상으로부터 현대 비버와 카스토로이데스, 그리고 비포이데스 속이 분화되어 나왔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 비포이데스는 현생 비버처럼 나무를 먹고 서식하며 댐을 짓고 살았을 것으로 추측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고생물학자들은 비포이데스와 가장 가까운 카스토로이데스 역시 댐을 건설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참고로 팔레오카스토르는 물에 살지 않고 땅에 굴을 파는 비버과를 뜻하는데, 이들 중 팔레오카스토르라는 종은 특이하게도 나선형 모양의 땅굴을 파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옛날 과학자들은 이 땅굴 화석을 보고는 '악마의 코르크 따개'라고 불렀고, 언감생심 고대 비버의 소행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며 화석화된 식물의 일종이라고 여겼습니다. 비버의 진화사는 생각보다 특이하고 다양한 양상을 보여줍니다. 도저히 결론 나지 않을 것 같던 거대 비버의 댐 건설 논쟁에 결정타를 날리는 연구가 2019년 발표되었습니다. 헤리엇 와트 대학교의 고생물학 연구원인 테사 플린트는 11마리 카스토로이데스 뼈와 이빨 화석에서 콜라겐을 추출한 뒤 탄소와 질소 동위원소로 분석해 이들의 식단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카스토로이데스는 나무껍질을 먹는 대신 수련 같은 거대한 수생식물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즉, 비버와는 달리 나무껍질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나무를 가져와서 댐을 건설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거대 비버들은 1만 년 전 모조리 자취를 감춘 것일까요? 다행히도 인간이 이들을 멸종시켰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은 거대 비버의 주된 멸종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유타 대학교 고생물학 센터의 타일러 페이스 박사는 1만 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졌는데, 이는 식물체 내 질소 함량 감소를 불러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식물의 열량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당시 많은 영양분을 섭취해야만 했던 북미 대륙 거대 동물군의 멸종을 불렀고, 큰 수생 식물을 먹고살았던 거대 비버 역시 영양 결핍으로 멸종하게 되었습니다.
현생 비버와의 생존 전략 비교
타일러 페이스 박사의 이론과는 다른 관점도 존재합니다. 2019년 웨스턴 대학교의 프레드 놈스터프 교수는 약 1만 년 전부터 빙하기가 끝나고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북미 대륙의 기후도 점차 건조해졌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카스토로이데스가 서식하던 습지나 호수가 말라붙어 초원지대로 변했고, 그 결과 이들은 서식지를 잃고 멸종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이론은 서식지 변화라는 직접적인 환경 요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식물 영양분 감소 이론과 함께 카스토로이데스 멸종을 설명하는 주요 가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반면 나무로 댐을 지어 서식 환경을 스스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었던 현생 비버들은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에 서게 되었습니다. 현생 비버는 댐 건설을 통해 수위를 조절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습지 환경을 능동적으로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능력 덕분에 열악해지는 환경 속에서도 생존해 지금까지 삶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즉, 별거 아닌 것 같은 댐 건설 여부가 한 종의 흥망성쇠를 가른 것입니다.
| 생존 전략 | 카스토로이데스 | 현생 비버 |
|---|---|---|
| 환경 조성 능력 | 수동적 적응 | 댐 건설로 능동적 조성 |
| 기후 변화 대응 | 서식지 소멸 시 적응 실패 | 새로운 습지 환경 창출 |
| 식량원 | 수생식물에 의존 | 나무껍질과 수생식물 병행 |
| 생존 결과 | 1만 년 전 멸종 | 현재까지 생존 |
카스토로이데스와 현생 비버의 차이는 단순히 크기나 식성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환경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 즉 생태계 엔지니어링 능력의 유무가 결정적 차이였습니다. 현생 비버가 건설하는 댐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수위 조절, 포식자 방어, 식량 저장, 이동 통로 확보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복합적 구조물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미세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주었고, 결국 생존의 열쇠가 되었습니다. 현재 지구상에 남아있는 비버는 단 2종입니다. 미래에 펼쳐질 환경 변화 앞에서 이들은 어떻게 진화해 나갈까요? 댐 건설이 아닌 전혀 색다른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비버가 등장하지는 않을까요? 진화는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전개되기도 합니다. 카스토로이데스의 사례는 거대한 체구와 힘만으로는 생존을 보장할 수 없으며,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적응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교훈입니다. 거대 비버 카스토로이데스의 멸종 원인을 살펴본 결과, 댐 건설 능력의 부재와 기후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테사 플린트의 연구는 이들이 나무가 아닌 수생식물을 먹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고, 타일러 페이스 박사와 프레드 놈스터프 교수는 각각 영양분 감소와 서식지 건조화라는 멸종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현생 비버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환경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는 능력에 있었으며, 이는 생존 전략에서 적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카스토로이데스는 언제 멸종했나요? A. 카스토로이데스는 약 1만 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기후가 따뜻해지던 시기에 멸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시기는 북미 대륙의 많은 거대 동물군이 사라진 시기와 일치합니다. Q. 현생 비버가 만드는 댐의 최대 크기는 얼마나 되나요? A. 현생 비버가 만든 댐 중 가장 큰 것은 길이가 최대 850m에 달합니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견된 이 댐은 위성사진으로도 확인될 정도로 거대한 구조물입니다. Q. 카스토로이데스가 댐을 짓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2019년 테사 플린트의 연구에서 카스토로이데스의 화석을 동위원소 분석한 결과, 이들이 나무껍질이 아닌 수생식물을 주식으로 삼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앞니 구조가 나무를 자르는 데 부적합했고, 플라이스토세 나무 화석에서 카스토로이데스의 절단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Q. 비버과 동물의 진화 역사는 어떻게 되나요? A. 비버과는 약 4천만 년 전 땅을 파고 사는 설치류에서 기원했으며, 약 2천4백만 년 전 나무를 먹는 공통 조상으로부터 현대 비버, 카스토로이데스, 비포이데스 속 등으로 분화되었습니다. 팔레오카스토르와 같이 나선형 땅굴을 파는 종도 존재했습니다. Q. 인간이 카스토로이데스를 멸종시켰나요? A. 현재까지 인간이 카스토로이데스를 멸종시켰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식물 영양분 감소와 서식지 건조화를 주요 멸종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 [출처] 과학드림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fMJXEg7g_40

